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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세상에 그늘이 되는 모든 삶들에게 바치는 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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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세상에 그늘이 되는 모든 삶들에게 바치는 헌시

김정선 시인의 눈으로 조기호 시인을 보다

벽을 말하다

 

벽이 당신 앞에 마주설 때

그저 멋진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서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직 벽을 알지 못하는 말이다.

 

벽은 거울처럼 자신을 비춰줄 수 없어서 답답하다.

당신이 즐거워하는 멋진 꿈을 떠받들며

그렇게 기우뚱거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등줄기를 곧추세워야 하는지에 대하여

하얗게 초승달이 돋고 질 때마다

크고 작은 당신의 추억들을 쓸어안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아픔을 간직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그러나

홀로 흔들리며

당신 뒤에 숨어서 쓸쓸히 살아온 벽

사랑이란

하나씩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는

 

벽은 오늘도

당신의 하늘을 향하여,

자꾸만 구부러지는 허리를 뒤로 팽팽하게 잡아당기며

머리에서 발끝까지 촘촘히 박힌

못들을 보듬을 것이다.

 

끝내

등을 보이지 않는 벽

한사코

껴안고 살라 하는 벽

 

여태껏

녹슨 못 자국 하나 가져보지 못하였다면

눈물겨운 사랑 한 번 해보지 못하였다면

벽에 대하여

막막한 그리움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조기호1.jpg

 

시인의 눈이란 외면당한 것들을 껴안는 마음일까요. 벽에 걸린 그림을 보지 않고 벽에 매달린 거울을 보지 않고 그것들을 떠 받들며 등을 곧추세운 벽을 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 벽을 향해 나를 비추었을까요. 시인이 떼어낸 자신의 모습을 벽에 붙여 놓고 쓸쓸히 들여다보았을 그 순간들이

    

'벽에 대하여

막막한 그리움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렇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그림10.jpg

 

나도 그림처럼 보여주고 싶고 거울처럼 내다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는 벽이라는 사실, 그러나 당신이 꾸는 꿈을 위해 등을 곧추 세워 당신의 꿈들을 매달고 추억이나 아픔들을 간직하기 위해 혼자 쓸쓸히 흔들렸다는 독백, 눈물 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은 왜 이리도 날카롭게 시간을 지나며 사람을 베어낼까요. 그러나 그런 아픔을 겪으면서도 등을 보일 수 없는 운명, 그리고 당신을 껴안을 수밖에 없는 눈물겨운 사랑을 간직한 녹슨 못 자국을 가진 벽입니다.

 

20190520184320_e83432915b02efecdc403bce32f00a22_mlpi.png

 

정년 이후에도 여전히 가르치는 일을 행복하게 하시는 조기호 시인은 목포대학교 평생 교육육원에서 동시를 강의하고 계십니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계실 적엔 교장실에 오는 학생들에게 동시를 외우면 사탕을 주셨다고 하시는 선생님 아니, 시인

 

그 분의 미소가 늘 따뜻하여 슬픔은 아름다워집니다.

꽃 지고 열매 맺히는 초여름에 찬란한 세상에 그늘이 되는 모든 삶들에게 바치는 이 헌시를 여러분과 함께 읽습니다.

 

그림09.jpg

 

김정선 선생님! 어설픈 시를 꼼꼼히 읽어주시고

혼잣말처럼 담겨진 마음을 따뜻한 시선으로 헤아려주시니 그저 민망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 편의 시가 누군가에게 가서 사소한 감정으로나마 스며들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이겠는지요. 시를 쓴 그 사람이나 읽는 이나 모두요.

 

무풍.jpg

 

돌아보면

감히 제가 보는(보여지는) 세상은 모두가 짠하고 아쉬운 것들이라 생각됩니다.

 

손잡고 다독여주고 보듬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꼭 있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안타까운 일상들이지요.

태초부터 사랑이 존재하여야만 하는 까닭이기도 했겠습지요.

 

시란 '사랑'이어야 한다는 말을 저는 합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과 죄절과 절망과 비탄을, 그런 모든 이야기들을 통하여(겪어내며)

그럼에도 우리가 끝까지 붙들고 걸어야 할 길이 사랑의 길이라는 것을

시는 노래하여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림0211.png

 

저의 졸시 <벽을 말하다>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 또한 우리 김정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바대로 그런 사랑의 마음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주는 즐거움은 받는 기쁨보다 크다는 말을 되새겨봅니다

       

선물같은 김선생님의 말씀, 민망하고 황송한 마음으로 받습니다.

 

아무쪼록

김선생님도 좋은 시 자주 들려주시고,

항상 하느님의 은총 가운데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림011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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